알레르기는 몸의 면역체계가 특정 물질에 과민반응하는 현상을 이야기합니다. 알레르겐에 과민반응한 몸속의 항체가 히스타민, 류코트리엔, 프로스타글란딘 등의 물질을 과도하게 방출하고 이 물질들은 염증을 유발합니다. 그리고 이 염증 때문에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납니다. 즉, 외부로 보이는 기침, 털 빠짐, 통증, 가려움, 충혈된 눈과 피부 등등의 증상들은 염증 때문에 나타난다는 소리입니다.
그러면 염증을 일으키는 요인엔 알레르기만 있을까요? 아닙니다. 염증은 생체 조직이 손상을 입었을 때 체내에서 일어나는 방어적 반응이기 때문에 염증을 일으키는 요인은 다주 다양합니다. 화상, 동상, 외상, 이물질(체내 체외 모두 해당), 병원체, 과민반응(알레르기), 스트레스, 독소, 알코올 등등 모두 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즉, 햄스터가 알레르기 증상처럼 보이는 반응을 했다고 해서 그게 진짜 알레르기로 인한 것인지 다른 외부 자극이나 질병으로 인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햄스터가 털이 숭숭 빠져요!
> 알레르기일 수도 있지만 그냥 피부염일 수도 있습니다. 피부염의 원인은 세균일 수도 있고 곰팡이일 수도 있고 그냥 온습도 조절이 잘 안되어서 일 수도 있고요.
햄스터가 기침을 해요!
> 알레르기일 수도 있지만 그냥 감기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그냥 먼지 때문에 재채기를 한 것일 수도 있고요. (기침과 재채기는 엄연히 다릅니다.)
햄스터가 눈이랑 피부가 빨개요!
> 알레르기일 수도 있지만 그루밍하다 자기 손톱에 긁혀서 빨개진 걸 수도 있어요. 아니면 결막염일 수도 있고요.
우리 햄스터는 털도 빠지고 기침도 하고 눈이랑 피부도 빨갛고 다 문제인걸요!
> 알레르기일 수도 있지만 과도하게 스트레스 받는 환경에 놓여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근데 우리 햄스터는 병원에서 준 알레르기 약을 먹고 나았는걸요? 그러면 알레르기 맞는 거 아닌가요?
> 병원에서 주는 알레르기 약은 보통 항히스타민제, 혹은 아주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제입니다. 둘 다 알레르기를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 염증반응을 완화시켜주는 약입니다. 현재 알레르기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알레르기로 인해 발생한 염증을 잡아주는 약만 있을 뿐이기에 알레르기 약이 듣는다고 해서 알레르기 환자라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항히스타민제는 엄밀히 말하면 항염증제는 아니고 알레르기 치료에 특화된 약이긴 하지만 알레르기 완화 외에도 진정작용 등이 있어서 감기 초기나 차멀미, 수면유도제 등에도 쓰입니다. 그리고 알레르기 약뿐만 아니라 항염증진통제 계열의 약도 같이 받았다면 당연히 염증 완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증상이 나아지게 됩니다.)
알레르기 검사가 불가능 한 햄스터를 알레르기라고 단정 짓고 기본적인 환경조차 제공하지 않는 분들이 계신데 제발 그러지 마십시오. ‘나무 베딩 알레르기, 먼지 알레르기라 어쩔 수 없이 무베딩 천베딩 써요’라는 분들이 계신데 제발 그러지 마십시오. 야생에서 굴을 파고 생활하는 햄스터에게 베딩을 빼앗는 것은 기본적인 환경조차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관지가 약해 병원에서 나무베딩을 사용하지 말라고 처방 받은 햄스터의 집 입니다. 진짜 나무 베딩과 먼지가 문제라 햄스터가 아픈 거라면 무베딩을 하거나 천베딩을 쓰는 게 아니라 먼지가 적은 나무 베딩을 다양하게 써보고 나무 베딩 알러지일 경우에만 저 사진처럼 해동지+피버코어 에코베딩 조합으로 20cm 이상 깔아 주세요.
그리고 베딩뿐만 아니라 먹거리도 잘 살펴보세요. 작고 하찮은 소동물인 햄스터는 인공 간식이나 브랜드 사료 등에 들어간 보존제가 독으로 작용해 이상 증상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육환경이나 사육자의 태도가 햄스터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어서 이상 증상을 보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햄스터가 염증반응을 보인다면 최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서 햄스터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발 마지막 상황만은 되지 않도록 합시다.
출처 - https://blog.naver.com/kaol86/221779503403 (조이드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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